세계 주요 외신들, 한국의 헌정 위기와 민주주의 생존 집중 조명
주요 외신들이 한국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결정을 앞다투어 보도하며 한국의 정치 위기와 향후 전망에 촉각을 세웠다. 로이터, 가디언, 타임, CNN 등 글로벌 미디어는 윤 전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탄핵 과정을 상세히 다루며 한국 민주주의의 시험대로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남한 대통령 윤석열, 계엄령으로 파면… 선거가 임박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헌재의 만장일치 결정이 “수개월간의 정치적 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고 전했다. 또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명백한 선두주자”로 소개하며 보수진영은 “여러 후보들이 경쟁하는 구도”가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가디언지는 헌법재판소가 “윤석열이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배신했다”고 판결했다며, 계엄령이 “사회, 경제, 외교 정책의 모든 영역에 혼란을 초래했다”는 재판부의 발언을 강조했다. 또한 한국이 “민주주의의 미래에 대한 깊은 우려” 속에서 두 번째로 대통령을 탄핵했다고 보도했다.
타임지는 “한국의 탄핵 사가는 끝났지만, 그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라는 제목으로 더 깊은 분석을 제시했다. 타임은 특히 작년 미국 백악관 국빈 만찬에서 “아메리칸 파이”를 열창했던 윤 전 대통령이 이제는 “수모를 먹게 됐다”고 표현하며, 15주간의 재판 과정이 “한국의 대통령 탄핵 역사상 가장 긴 심리”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한국 25% 관세 부과와 맞물린 정치적 혼란이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CNN은 윤 전 대통령을 “미국 파이를 노래했던 보수파가 극적으로 파면됐다”라는 제목으로 보도하며, 계엄령 선포가 “안정적이고 활기찬 민주주의에서 대담한 도박이었고 극적으로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CNN은 특히 “헬리콥터가 국회 근처에 착륙하고, 군인들이 의원들의 집결을 막기 위해 창문을 부수고 진입하려 했으며, 시위대가 진압경찰과 대치했던 극적인 장면”을 상세히 묘사했다.
CNBC는 보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탄핵 결정 이후 한국 금융시장의 반응을 집중 조명했다. 한국 코스피가 1.66% 폭락하고 코스닥이 0.85% 하락한 반면, 원화는 강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또한 롬바드 오디에의 선임 전략가 호민 리는 “이번 판결이 향후 수년간 한국 거버넌스에 더 큰 명확성을 제공할 것”이라며 “트럼프의 보복 관세에서 비롯된 부정적 정서를 일부 상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러 외신들은 공통적으로 한국 민주주의의 내구성에 주목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이번 결정이 “한국의 회복력과 인권, 민주적 가치 추구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와 동시에 타임은 한국 정치의 “승자독식 구도가 결국 양측 모두 패배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외신들은 또한 윤 전 대통령이 여전히 내란 혐의로 형사 재판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CNN은 이 혐의가 “무기징역이나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라고 전했으며, 가디언은 “한국이 1990년대 말 이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모든 외신들은 60일 이내에 치러질 대선에 주목하며, 특히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로이터는 이재명 대표가 “2022년 윤석열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던 인물”이라고 소개했으며, 타임은 그가 “계엄령이 처음 선포됐을 때 국회 담장을 넘어가는 모습을 유튜브로 생중계”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언론들의 이번 보도는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단순한 국내 문제를 넘어 지역 안보와 국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까지 포괄적으로 분석하며,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