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예산안, 760만 명 메디케이드 혜택 상실 예상으로 논란
미국 하원이 22일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에서 향후 10년간 약 7000억 달러를 삭감하는 내용을 포함한 공화당 예산안을 215대 214의 박빙으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현재 상원으로 넘어가 검토를 받게 된다.
마이크 존슨(Mike Johnson) 하원의장은 막판 협상을 통해 당내 강경파와 온건파 사이의 이견을 조율하며 법안 통과를 이끌어냈다. 특히 메디케이드 수급자들에게 근로, 교육 또는 자원봉사 활동을 의무화하는 근로 요건의 시행 시기를 당초 2029년에서 2026년 말로 앞당기는 수정안을 받아들였다.
메디케이드는 현재 자매 프로그램인 아동 의료보험과 함께 약 8000만 명의 미국인에게 의료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초당파 기구인 의회예산처(CBO)에 따르면, 이번 법안으로 인해 약 760만 명이 메디케이드 혜택을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오바마케어로 알려진 건강보험개혁법(ACA) 관련 조항으로 인해 추가로 400만 명이 의료보험을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이번 법안이 2010년 ACA 통과 이후 미국의 의료보험 가입률 증가분의 절반을 되돌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법안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1기 임기 중 시행된 세금 감면 정책을 연장하고, 푸드스탬프와 교육 프로그램을 삭감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청정에너지 정책을 폐지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이민 단속을 위한 예산을 증액하는 조항도 담겨 있다.
민주당은 이 법안이 부유층을 위한 특혜이며 저소득층에게 피해를 준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의회예산처 분석에 따르면 이 법안의 혜택은 상위 10% 가구에 집중되는 반면, 최저소득층의 자원은 삭감된다.
뉴저지주 필 머피(Phil Murphy)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이 법안을 재앙적이라고 비판하며, 뉴저지 출신 공화당 하원의원들인 톰 킨(Tom Kean), 크리스 스미스(Chris Smith), 제프 밴 드류(Jeff Van Drew)가 이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을 강하게 비난했다.
의료계도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미국병원협회와 미국병원연맹은 이 법안이 병원 서비스를 축소하고 지역사회의 의료 접근성을 크게 해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농촌 지역과 저소득 지역의 병원들이 메디케이드 환자 비율이 높아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이 법안은 약 4조 달러의 국가 부채 증가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며, 상원에서도 공화당 내부의 이견으로 인해 통과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공화당 지도부는 7월 4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