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라 하면 언뜻 건축 설계를 떠올린다. 건설, 제작, 공사 등에서 그 목적에 따라 실제적인 계획을 세우고 도면 등으로 명시하는 일이다. 현대인들에게 익숙한 말에는 노후 설계, 인생 설계, 신도시 설계, 신제품 설계 등등, 뭔가 보이지 않는 개념을 보이는 형상으로 구체화한다면 설계라고 한다. 죽으면 볼 수 없다. 죽기 전에는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죽기 전에 죽은 후의 모습을 설계한다면 사후 설계가 될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사후 설계”라는 말은 생애 처음 듣는 단어일 것이다.
독자마다 처한 상황이 다를 테다. 어린 아이들 둔 부모는 자녀 인생 설계, 어떤 이는 새집 마련 중에 새집 설계, 어떤 이는 은퇴를 앞두고 노년 설계, 어떤 이는 생애 마지막 여행 설계를 준비할 수 있겠다. 어떤 이는 노후 설계도 안 되는데 무슨 사후 설계를 생각할 수 있을까 한다. 아침 안개와 바람과 같이 잠시 있다가 사라지는 것이 인생이라고 한다. 그런데 살아 있을 때 여러 가지 설계는 쉽지 않고 설계대로 이루어지지도 않는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많은 인생 선배들이 남긴 말이다.
사후 설계는 이와 다르게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한다. 그 이름 남기는 곳이 바로 기념비, 묘비, 비석이다. 그리고 납골당과 묘지만 남는다. 이는 육신의 거처이다. 영혼은 어디론가 보이지 않는 곳으로 간다. 영원한 육신의 거처를 남기는 데 1~2만불 정도 소요된다. 물론 화장해서 뿌려도 되지만 남는 것이 하나도 없어 후손에게 아쉬움을 남긴다.
영원한 영혼의 거처를 위해 모든 장례 집례자는 천국 환송을 축복한다고 한다. 지옥 환영이란 장례식은 보지 못했다. 실제로 그 영혼이 어디로 갔는지는 본인만이 알 것이다. 그 갈림길의 조건이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거나, 오랜 행위의 결과가 아니라는 것이다. 매우 간단하고 누구에게나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다는 것이 신비롭다. 그것은 자신의 믿음으로 말미암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독교에서는 임종 예배를 통해, 인생 끝까지 마지막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여, 생애 최고의 선택을 통해 영원한 사후 설계를 준비케 한다.
—– 가장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축복장례식장, 손 한익 장의사 844.766.1004(천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