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생활 습관 개선부터 주택 단열 강화까지,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여름철 전기 요금 절약 비법
올여름 미국 북동부 지역을 포함한 전역에 기록적인 폭염이 예고된 가운데, 전기 요금 또한 1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국립에너지지원책임자협회(NEADA)에 따르면, 올여름(6~9월) 미국 가정의 평균 전기 요금은 787달러에 달해 작년 여름의 737달러와 3년 전의 660달러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온 상승으로 인한 냉방 수요 급증과 함께 노후화된 전력 인프라 개선 비용,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비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간단한 생활 습관 개선부터 장기적인 투자에 이르기까지, 치솟는 전기 요금 부담을 덜고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안한다.
가장 먼저 실천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은 실내 온도 조절이다. 전문가들은 사람이 집에 있을 때는 실내 온도를 화씨 70도에서 78도(섭씨 21~26도) 사이로 유지하고, 집을 비울 때는 78도로 설정할 것을 권장한다. 이 범위 내에서 온도를 1도 올릴 때마다 전기 요금을 약 3% 절약할 수 있다. 또한, 천장 선풍기를 여름철에는 반시계 방향으로 작동시켜 시원한 공기를 아래로 순환시키고, 낮 동안에는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닫아 외부의 열기가 실내로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냉장고와 냉동고를 권장 온도로 유지하고, 에어컨 실외기 주변의 장애물을 제거해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조금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는 주택의 단열 성능을 높이는 것이 있다. 문틈이나 창문틀의 틈새를 막는 웨더스트리핑(weatherstripping)이나 문 하단에 도어 스위프(door sweep)를 설치해 냉기 유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일반 이중창은 햇빛의 약 76%를 열로 통과시키는데, 벌집 모양의 셀룰러 셰이드(cellular shades)를 설치하면 원치 않는 태양열을 최대 60%까지 차단할 수 있다. 또한, 최소 한 달에 한 번씩 에어컨 필터를 교체하고, 여름이 시작되기 전 전문가를 통해 HVAC 시스템 전체를 점검받는 것이 좋다.
많은 이들이 간과하는 ‘뱀파이어 전력’ 또는 ‘유령 전력’을 차단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TV, 컴퓨터, 충전기 등 전원이 꺼져 있어도 플러그가 꽂혀 있는 모든 기기는 계속해서 전력을 소비하며, 이는 월 전기 요금의 최대 20%를 차지할 수 있다. 사용하지 않는 기기의 플러그를 뽑거나, 스위치가 달린 멀티탭을 사용해 여러 기기의 전원을 한 번에 차단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에너지 스타’ 등급의 가전제품으로 교체하거나 단열재를 보강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