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 연속 하락세 보이며 6.58% 기록, 주택 구매력 상승 기대감 속 재융자 신청 급증
미국의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가 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침체된 주택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Freddie Mac)은 지난주 6.63%였던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가 이번 주 6.58%로 하락했다고 목요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24일(6.5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4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한 것이다. 주택 소유자들이 재융자 시 선호하는 15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 역시 지난주 5.75%에서 5.71%로 소폭 내렸다.
모기지 금리는 2022년 초 팬데믹 기간 동안의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급등하기 시작했고, 이는 미국 주택 시장을 장기적인 판매 부진에 빠뜨렸다. 지난해 주택 판매량은 거의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로 시장은 얼어붙었다. 이번 금리 하락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최근 발표된 7월 고용 시장 데이터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연준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모기지 금리의 주요 지표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하며 최근 몇 주간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라는 변수가 남아있다. 목요일 발표된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7월 도매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3% 급등하며 경제학자들의 예상치(2.5%)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향후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예고하는 신호일 수 있으며,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채권 수익률과 모기지 금리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다. 앞서 발표된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7% 상승해 6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30년 만기 모기지 평균 금리가 6%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터닷컴(Realtor.com)과 패니매(Fannie Mae)는 연말까지 평균 금리가 약 6.4% 수준으로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리얼터닷컴의 수석 경제학자 조엘 버너(Joel Berner)는 최근의 금리 하락이 높은 금융 비용으로 인해 관망하던 주택 구매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가 되었지만, 이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복귀하기에 충분할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주택 가격 상승세는 둔화되었지만, 6월 기존 주택 중위 판매 가격은 43만 5,30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여전히 주택 구입의 문턱은 높다.
한편, 최근의 금리 하락은 재융자 시장을 크게 자극했다.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지난주 전체 모기지 신청 건수는 전주 대비 10.9% 급증했으며, 특히 재융자 신청은 23%나 뛰어올라 4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변동금리 모기지(ARM) 신청 건수도 25% 급증하며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