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팁 문화와 달리 계산대 태블릿 통해 사전 팁 요구 일상화… 주민들 경제적·심리적 부담 가중
뉴저지의 팁 문화가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레스토랑이나 미용실 등 특정 서비스 업종에서만 통용되던 팁이 이제는 커피숍, 푸드트럭 등 예상치 못한 곳에서도 일상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특히 계산대 앞에 놓인 태블릿 화면을 통해 서비스가 제공되기도 전에 팁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늘면서 많은 주민들이 혼란과 ‘팁 피로감(tip fatigue)’을 호소하고 있다.
팁은 본래 훌륭한 서비스에 대한 감사의 표시이지만, 언제 어디서 얼마를 줘야 할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현지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의견을 종합한 일반적인 팁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다. 레스토랑에서는 평균적인 서비스에 15%, 훌륭한 서비스에는 20%의 팁을 주는 것이 불문율로 여겨진다. 바에서는 맥주 한 잔에 1달러, 칵테일 한 잔에 2달러 정도가 적당하며, 여러 잔을 마시거나 안주를 곁들였다면 총액의 20%를 내는 것이 좋다. 커피숍에서는 결제 금액을 가까운 달러 단위로 올림 해서 계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성의 표시가 된다.
택시나 우버, 리프트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의 경우 요금의 15~20% 또는 최소 2달러를 팁으로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음식 배달 앱을 이용할 때는 배달 건당 3~5달러가 적정 수준이며, 일부 배달원들은 앱을 통한 팁보다 현금을 더 선호하기도 한다. 미용실이나 네일 살롱에서는 서비스 비용의 15%를 팁으로 주는 것이 황금률로 통한다.
문제는 이러한 전통적인 팁 문화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셀프서비스 매장이나 단순 상품 판매점에서도 팁을 요구하는 화면이 등장해 소비자를 당혹스럽게 만든다. 서비스가 시작되기도 전에 18%, 20%, 25% 등의 팁 비율을 선택하라는 압박은 고객을 난처한 상황에 빠뜨린다. 뒤에 다른 손님이 기다리거나 직원이 화면을 지켜보는 상황에서 ‘팁 없음(No Tip)’을 선택하기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이러한 사회적 압박감 때문에 많은 이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팁을 추가하고 있다.
이러한 ‘팁플레이션(Tipflation)’ 현상은 미국 내에서도 물가가 비싸기로 손꼽히는 뉴저지에서 주민들에게 더 큰 경제적, 심리적 부담으로 다가온다. 많은 이들이 이러한 변화에 분노하기보다는 체념하고 있으며, 논쟁을 피하기 위해 그냥 팁을 주는 쪽을 택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팁은 의무가 아닌 선택이며, 서비스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바탕으로 결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팁을 강요받는 느낌이 든다면 부담 없이 ‘팁 없음’을 선택할 권리가 소비자에게 있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