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컨설팅 업체 보고서, ‘챗GPT 등 AI, 유권자 질문 80% 이상에서 특정 후보 지지’ 경고
뉴저지 주지사 선거가 인공지능(AI)이라는 새로운 변수를 맞았다. 챗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 유권자들의 질문에 특정 후보를 추천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AI가 선거 여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술 컨설팅 업체 ‘리터레이트 AI(Literate AI)’가 발표한 “AI에 따르면 누가 뉴저지의 차기 주지사가 되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이 같은 현상을 심도 있게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챗GPT, 구글 AI 오버뷰, 퍼플렉시티 등 주요 AI 플랫폼은 유권자들이 제기하는 이슈 관련 질문의 80% 이상에서 명확하게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는 AI 기업들이 정치적 중립성을 표방하며 후보 선호도를 표현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과 달리, 간단한 유도 질문만으로도 이러한 제한을 쉽게 우회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리터레이트 AI의 공동 창업자이자 전직 ‘버겐 레코드’ 기자 출신인 매튜 밴 듀센(Matthew Van Dusen) CEO는 “뉴저지 주지사 선거는 최초의 ‘AI 선거’ 중 하나”라며 “AI가 후보자들을 위한 새로운 정보 전쟁터로 부상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AI 답변의 편향성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콘텐츠 라이선싱 격차’를 지목했다. 예를 들어, 뉴저지 공인회계사 협회가 주최한 후보자 질의응답 내용은 AI 답변에 큰 영향을 미친 반면, 뉴욕타임스와 같은 주요 언론사의 기사는 콘텐츠 라이선스 문제로 인해 AI 학습 데이터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로 인해 유권자들은 편향되거나 제한적인 정보에 기반한 AI의 추천을 받게 될 위험에 처하게 된다.
또한, 두 후보 캠프 모두 AI 검색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의응답(Q&A)이나 설명 형식처럼 기계가 이해하기 쉬운 포맷으로 웹사이트를 구성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리터레이트 AI의 시장 전문가인 마이크 베슨(Mike Beson)은 이 보고서가 선거 캠프 관리자, 정책 입안자, 비즈니스 리더 모두에게 경종을 울려야 한다며, 후보와 유권자 모두 AI가 어떻게 여론을 형성하는지 교육받고 그 함정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톡턴 대학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뉴저지 유권자의 37%가 매일 또는 매주 AI를 사용한다고 답해, AI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유권자들이 복잡한 정책 현안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을 파악하기 위해 AI를 점점 더 많이 활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밴 듀센 CEO는 “포춘 500대 기업들은 이미 AI 플랫폼에서의 존재감을 최적화하고 있다”며 “정치 캠페인도 새로운 정보의 문지기가 된 AI 봇과 직접 소통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