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전력망 시장의 가격 급등, 공급 부족, 청정에너지 전환 비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올해 들어 뉴저지 주민들은 급등한 전기요금 고지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부는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며 허리띠를 졸라맸지만, 요금 절감 효과는 미미했다. 이러한 전기요금 인상의 배경에는 특정 전력회사나 주 정부 정책을 넘어선 복잡한 시장 구조와 에너지 전환 과정이 얽혀 있다.
뉴저지의 전력 시스템은 단일 회사가 아닌, 13개 주와 워싱턴 D.C.의 전력망을 관리하는 지역 송전 운영 기관 ‘PJM 인터커넥션(PJM Interconnection)’에 의해 운영된다. PJM은 매년 ‘용량 경매’를 통해 미래에 필요한 전력량을 확보하고 발전소에 지불할 가격을 결정한다. 이 경매 가격이 급등하면 PSE&G, JCP&L, 애틀랜틱 시티 일렉트릭(ACE)과 같은 전력회사들은 더 비싼 값에 전기를 구매해야 하고, 이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최근 PJM의 경매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뉴저지 공공요금위원회(BPU)에 따르면 주택용 전기요금의 공급 부문 비용이 약 20%나 인상되었다. 이는 일반 가정 기준으로 매달 20달러에서 30달러의 추가 부담을 의미한다.
문제는 전력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고 있다는 점이다.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에 따른 데이터 센터 증설, 전기차 충전소 확대, 전기를 사용하는 난방 시스템 보급 등으로 전력 사용량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반면, 뉴저지와 인근 주의 노후 화석연료 발전소들은 점차 폐쇄되고 있다.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지만, 은퇴하는 발전소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속도가 더디다. 한 기후 전문 매체는 PJM이 행정적 지연과 상호 연결 요청 적체 문제로 인해 수백 메가와트 규모의 신규 청정에너지 프로젝트를 제때 전력망에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필 머피(Phil Murphy) 주지사가 추진하는 ‘2035년까지 100% 청정에너지 전환’ 목표 역시 단기적인 요금 인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큰 천연가스 시장 의존도를 줄여 비용을 낮출 수 있지만,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즉 ‘전환 프리미엄’이 발생한다. 노후 발전소를 대체할 시설이 완비되기 전에 폐쇄하면 공급이 불안정해지고, 송전선이나 저장 시설 같은 신규 인프라 구축 비용이 요금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뉴저지의 전기요금 급등은 어느 한 곳의 책임으로 돌리기 어려운 복합적인 문제다. PJM의 시장 구조,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의 감독, 전력회사의 비용 전가, 주 정부의 장기 정책, 그리고 세계적인 연료 가격 변동 등이 모두 맞물려 작용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요금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하며, 신재생에너지원의 신속한 전력망 연결과 노후 송전선 업그레이드 등 근본적인 ‘전력망 현대화’가 안정적인 비용 관리의 핵심이라고 조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