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스마트폰 사용, 우울증·수면 부족 등 정신 및 신체 건강 위험 높여
자녀의 친구들이 모두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많은 부모가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사줘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녀의 건강을 위해 스마트폰을 사주는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최근 필라델피아 아동병원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1만 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12세 이전에 스마트폰을 갖게 된 아이들은 우울증, 수면 부족, 비만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스마트폰을 접하는 시기가 빠를수록 이러한 위험이 더욱 커진다고 경고했다. 이는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이 성장기 아동의 신체적, 정신적 발달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명확히 보여주는 결과다.
워싱턴 D.C. 국립아동병원의 아니샤 아브라함(Anisha Abraham) 청소년 의학 과장은 “특히 중학교 시기에는 스마트폰 사용을 늦추는 것이 여러 문제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소아과 학회의 청소년 정신 건강 및 소셜 미디어 우수 센터 대사이기도 하다. 아브라함 박사는 아이들이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으로 메시지를 보내거나 소셜 미디어를 탐색하느라 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수면 부족은 학업 성취도 저하와 감정 기복으로 직결된다.
그는 “건강한 삶을 위해 수면은 매우 중요하며,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우울증이나 다른 정신 건강 문제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화면에서 방출되는 블루라이트는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숙면을 방해하는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모든 아이가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주기 전에 명확한 규칙과 한계를 설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스마트폰 사용을 중학교 이후로 미루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불가피할 경우 모든 앱이 설치되지 않은 기본 기능의 휴대폰으로 시작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또한 ‘침실에는 스마트폰 가져가지 않기’, ‘식사 시간 및 숙제 시간에는 사용 금지’와 같은 구체적인 가족 규칙을 정하고 일관성 있게 지켜야 한다.
부모는 스마트폰의 개인정보 보호 및 콘텐츠 설정을 활용해 자녀가 유해한 정보에 노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자녀 보호 기능을 통해 하루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더불어, 자녀와 정기적으로 대화하며 온라인 활동에 대해 확인하고, 스크린에서 벗어나 신체 활동을 하도록 격려하는 것이 정신 건강을 보호하고 비만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아브라함 박사는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식사 시간은 부모가 먼저 스마트폰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줄 완벽한 기회”라며 “부모와 보호자가 좋은 본보기가 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