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 판매량 14% 급증 및 가격 안정적 상승 전망
2025년 한 해 동안 정체됐던 주택 시장이 2026년에는 두 자릿수 반등을 기록하며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내년 주택 판매량이 14% 급증하고, 주택 가격 역시 4%가량 안정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NAR의 수석 경제학자 로렌스 윤(Lawrence Yun)은 최근 포럼에서 “내년은 판매량의 의미 있는 증가를 목격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꾸준한 일자리 증가와 고질적인 공급 부족이 가격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회복세의 주요 동력은 점진적인 모기지 금리 하락이다. 2025년 평균 6.7%에 달했던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2026년에는 평균 6% 수준으로 완만하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금리 하락 폭이 크지는 않더라도, 주택 구매 여력을 개선하고 잠재적 구매자들을 시장으로 이끌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모기지 신청 건수는 꾸준히 증가하며 시장 회복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회복의 온기가 시장 전체에 고르게 퍼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현재 주택 시장은 기존 주택 소유자와 생애 첫 구매자 간의 격차가 극심해지는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NAR의 제시카 라우츠(Jessica Lautz) 부수석 경제학자는 “주택 자산을 보유한 이들은 이를 발판 삼아 부를 늘리는 반면, 첫 집을 마련하려는 이들은 시장 진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NAR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생애 첫 주택 구매자 비율은 역대 최저 수준인 21%로 급감했으며, 이는 통상적인 40%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 이들의 평균 연령 또한 40세로 높아졌는데, 높은 임대료와 학자금 대출 부담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와 대조적으로, 베이비붐 세대를 중심으로 한 기존 주택 소유자들은 수년간 쌓아온 막대한 주택 자산을 활용하거나 현금으로 주택을 구매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75만 달러 이상의 고가 주택 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지만, 저가 매물은 여전히 부족한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
한편, 주택 판매자들은 변화하는 시장에 맞춰 신중한 가격 책정 전략이 요구된다. 주택이 시장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가격을 인하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NAR 데이터는 매물이 시장에 오래 머무를수록 더 큰 폭의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로렌스 윤 경제학자는 “오랫동안 팔리지 않는 주택은 구매자를 유인하기 위해 결국 가격을 낮춰야 한다”며 적정 가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반적으로 2025년의 침체를 딛고 2026년 주택 시장은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과정에서 시장 참여자들 간의 희비는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