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가 다양성 비자로 입국한 사실 드러나… 국토안보부 “즉각 중단” 선언
트럼프 행정부가 브라운 대학교(Brown University) 총격 사건의 용의자가 ‘다양성 이민 비자(Diversity Immigrant Visa Program)’를 통해 미국에 입국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직후, 해당 프로그램을 전격 중단시켰다. 국토안보부(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 크리스티 놈(Kristi Noem)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민 비자 추첨 프로그램을 즉각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로드아일랜드주(Rhode Island) 프로비던스(Providence)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으로 해석된다. 경찰이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 따르면, 브라운 대학교 학생 두 명과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교수 한 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클라우디오 마누엘 네베스 발렌테(Claudio Manuel Neves Valente)는 2017년 다양성 비자를 발급받아 같은 해 미국 영주권자가 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놈 장관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러한 흉악한 범죄자가 미국에 들어오는 것이 애초에 허용되어서는 안 되었다고 강력히 비판하며 프로그램 중단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발생한 일련의 폭력 사건들을 근거로 미국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이민 단속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에는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이 워싱턴에서 주 방위군 두 명에게 총격을 가해 한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망명 신청을 일시 중단하고 아프가니스탄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전면 중지시킨 바 있다. 이번 다양성 비자 중단 조치 역시 개별 범죄 사건을 전체 이민 정책의 축소로 연결하는 현 행정부의 강경한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첫 임기 때부터 다양성 이민 비자 제도에 대해 꾸준히 강한 반감을 드러내 왔다. 그는 뉴욕시 자전거 도로에서 트럭 돌진 테러를 일으켜 8명을 숨지게 한 우즈베키스탄 출신 사이풀로 사이포브(Sayfullo Saipov)가 이 비자를 통해 입국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제도의 폐지를 주장했었다. 사이포브는 2023년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흔히 ‘영주권 추첨’으로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미국 이민 비율이 낮은 국가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매년 추첨을 통해 최대 5만 5천 개의 비자를 발급하는 제도다. 이는 전체 미국 이민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가족 초청이나 특별한 기술, 고용주 스폰서 없이도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경로 중 하나로 꼽혀 매년 전 세계에서 수백만 명이 지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