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표절·의존도 심각해지자 교수들 ‘AI 내성’ 수업 도입… 구술시험 늘리고 전자기기 금지
최근 뉴저지주를 비롯한 미국 대학가에서 첨단 기술을 배제한 이른바 ‘AI 내성(AI-resistant)’ 강의실이 늘어나고 있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이 급격히 확산하면서 학생들의 표절과 기술 의존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교수들은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압수하고, 과거에 사용하던 파란색 표지의 답안지인 ‘블루북’과 연필을 다시 꺼내 들었다. 교육 현장에서 AI는 인간의 노동을 줄여주는 혁신적인 도구가 아니라, 학습을 위해 필수적인 ‘지적 노동’을 방해하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러트거스 뉴어크(Rutgers-Newark)의 비교문학 조교수 아미르 무사위(Amir Moosavi)와 보스턴 칼리지(Boston College)의 영문학 교수 카를로 로텔라(Carlo Rotella)는 기술을 교실에서 추방하는 것이 교육의 본질을 지키는 길이라고 믿는다. 이들은 AI가 작성한 과제물을 걸러내기 위해 지난 몇 년간 끊임없는 싸움을 벌여왔다. 학생들은 수업 중 질문에 답하기 위해 몰래 챗봇에 질문을 입력하거나, 지정된 텍스트를 읽는 대신 AI가 요약한 내용을 훑어보는 방식으로 학습을 회피해왔다. 무사위 교수는 이러한 상황을 두고 교수들이 마치 ‘두더지 잡기’ 게임을 하듯 끊임없이 새로운 편법을 찾아내야 하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결국 교수들은 아날로그 방식으로의 회귀를 선택했다. 무사위 교수는 구술시험 비중을 늘리고, 학기 말에는 학생들과 일대일 면담을 통해 과제 수행 과정을 꼼꼼히 확인한다. 또한 에세이 작성 시 인용구와 페이지 번호를 정확히 명시하도록 요구하며, 2026년부터는 강의실 내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금지할 계획이다. 로텔라 교수 역시 자신의 수업을 ‘AI 내성’ 공간으로 선언하고 펜과 종이만을 허용하고 있다. 그는 글쓰기 수업의 핵심은 구체성과 명확성인데, AI는 이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할뿐더러 학생이 직접 해야 할 사고와 작문 과정을 대신해버린다고 지적했다. 대학 본부 측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러트거스 대학교(Rutgers University)의 최고정보책임자 미셸 노린(Michele Norin)은 아직 대학 차원에서 일괄적인 AI 정책을 수립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그는 고등교육의 전통에 따라 강의실 운영 방식은 전적으로 교수의 재량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새로운 기술과 교육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며, 교수와 학생, 연구진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통해 관련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교육자들은 AI 문제가 단순히 표절을 막는 차원을 넘어섰다고 입을 모은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학생들의 주의력 저하다. 틱톡(TikTok)과 같은 숏폼 콘텐츠에 익숙해진 세대는 긴 호흡의 독서를 힘겨워하고, 종이책을 마치 고대 유물처럼 여기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