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연구, ‘플라시보 수면’ 효과 입증… 마음가짐이 인지 능력과 컨디션 좌우
충분한 수면은 뇌와 신체 기능 유지에 필수적이다. 잠을 잘 자면 기분이 좋아지고 기억력이 향상되지만, 부족하면 에너지가 떨어지고 업무 수행력이 저하된다. 하지만 외부 요인으로 잠을 설치는 날은 누구에게나 있다. 이때 수면 부족을 해결할 흥미로운 방법이 있다. 바로 뇌를 속여 실제보다 더 잘 잤다고 믿게 만드는 ‘플라시보 수면(Placebo sleep)’이다. 최근 진행된 한 연구는 이러한 플라시보 수면의 효과를 입증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렘(REM) 수면의 중요성을 강의한 뒤, 하룻밤 동안 수면 상태를 모니터링했다. 다음 날 아침, 연구진은 실제 수면 데이터와 무관하게 한 그룹에게는 “28.7%의 높은 렘수면을 취했다”고 말했고, 다른 그룹에게는 “16.2%로 평균 이하”라고 거짓 정보를 전달했다.
놀랍게도 자신이 양질의 수면을 취했다고 믿은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믿은 그룹에 비해 산수 및 단어 연상 테스트에서 월등히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연구 저자들은 “마음가짐이 인지 상태에 긍정적 혹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개인의 건강과 인지 능력을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고 결론지었다. 스미소니언 매거진(Smithsonian Magazine)에 따르면 후속 실험들도 이와 유사한 결과를 확인했다. 이는 의학계에서 널리 알려진 플라시보 효과와 일맥상통한다. 하버드 대학교(Harvard University)의 연구에서도 자신의 육체노동이 운동이 된다고 들은 청소 근로자들의 건강 지표가 개선된 사례가 있다.
그렇다면 일상에서 어떻게 수면을 ‘플라시보’ 할 수 있을까? 핵심은 뇌를 속일 수 있는 새로운 루틴을 만드는 것이다. 존 클라인(John Cline) 박사는 ‘사이콜로지 투데이(Psychology Today)’를 통해 멜라토닌 같은 보조제의 효과가 약 성분보다는 믿음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굳이 약을 먹지 않아도 된다. 책을 읽거나 허브차를 마시며 저녁 시간을 보내는 것, 혹은 새로운 수면 자세를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러한 행동들이 효과를 발휘하는 이유는 당신이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잠을 설친 날 아침에도 이 원리를 적용할 수 있다. 평소와 다른 브랜드의 커피를 마시거나 침대에서 나오기 전 스트레칭을 하면서 스스로가 활기차다고 믿는 것이다.
최근 소셜 미디어에서는 이 연구 결과를 활용한 수면 트렌드도 유행하고 있다. 억지로 미소를 지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피곤한 척 연기하면 잠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심리학자 에리카 터블랜치(Erica Terblanche)는 이를 ‘알파 브리지(alpha bridge)’라고 부른다. 눈을 부드럽게 감았다가 살짝 뜨고 다시 감는 동작을 반복하며 호흡을 이완하는 방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