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사슴 개체수 증가로 뉴잉글랜드 지역 라임병 확산, 효과적인 예방책 알아보기
따뜻한 날씨가 찾아오면서 뉴잉글랜드 지역에서 진드기 활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라임병을 전파하는 블랙레그드 진드기(일명 사슴 진드기)의 활동 시기가 확대되면서 주의가 필요하다.
라임병은 미국에서 가장 흔한 진드기 매개 질병으로, 감염된 설치류를 먹이로 하는 유충 진드기가 세균을 옮기게 된다. 이 세균에 감염되면 두통, 관절통, 특징적인 과녁 모양의 발진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과거 라임병을 전파하는 진드기는 주로 뉴잉글랜드 해안 지역에 국한되어 있었다. 라임병이라는 이름은 1970년대 연구자들이 이 질병을 처음 설명한 코네티컷 마을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그러나 최근 수십 년간 진드기의 서식 범위가 확장되어 현재는 미국 북동부 전역에 퍼져있으며, 서쪽으로는 미네소타, 남쪽으로는 버지니아까지 많은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진드기가 더 광범위하게 퍼진 주요 원인으로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 첫째는 지구 온난화다. 기후변화로 인해 북동부 지역이 평균적으로 더 오랫동안 덥고 습해지면서 진드기의 활동 시즌이 초봄부터 늦여름이나 초가을까지 연장됐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앨런 스티어 박사는 “1970년대, 1980년대에는 5월까지 새로운 사례를 거의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는 3월부터 감염 사례가 증가하기 시작하며, 메이요 클리닉의 아디 샤 박사는 11월이나 12월에도 사례를 목격했다고 전했다.
두 번째 요인은 사슴 개체수 증가다. 사냥 감소와 천적 부족으로 뉴잉글랜드 지역의 흰꼬리 사슴 개체수가 급증했다. 매사추세츠 대학교의 미생물학자 스티븐 리치는 “모든 사슴은 기본적으로 데이팅 사이트와 같다”며 “한 마리의 사슴이 최대 천 마리의 진드기에게 먹이를 제공할 수 있고, 각 진드기는 최대 4,000개의 알을 낳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임병 예방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물림을 당하지 않는 것이다. 로드아일랜드 대학의 진드기 전문가 토마스 매더는 화학 물질 사용을 권장한다. 진드기가 많은 지역에 거주한다면 퍼메트린이라는 화학물질을 옷과 신발에 한 달에 한 번 뿌리고, 라임병 발생 지역을 여행할 때는 DEET와 같은 방충제를 몇 시간마다 바르는 것이 좋다.
의복 선택도 중요하다. 하이킹을 할 때는 긴 바지와 긴 소매를 입고, 셔츠를 바지 안에 넣으며, 바지는 양말 안에 집어넣는다. 레깅스와 같은 몸에 꼭 맞는 옷은 진드기가 들어갈 틈을 줄여준다. 외출 후에는 샤워를 하고 진드기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리치 박사는 “진드기는 주로 몸이 Y자 형태를 이루는 부위, 예를 들어 다리와 팔 관절에 들어가는 경향이 있다”고 조언했다.
만약 진드기에 물렸다면, 핀셋을 사용해 피부에 가깝게 진드기를 잡고 부드럽게 당겨 제거해야 한다. 진드기의 입 부분이 피부에 남지 않도록 주의하고, 몸통을 꽉 쥐지 않도록 한다. 물린 후에는 진드기의 종류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각적 가이드를 참고하거나 로드아일랜드 대학의 TickSpotters 프로그램에 사진을 보내 진드기를 식별할 수 있다.
북동부 지역에서는 성체 사슴 진드기의 약 절반이 라임병을 일으키는 세균을 보유하고 있어, 이러한 진드기에 물렸다면 노출 가능성이 높다. 많은 라임병 사례는 독시사이클린 항생제로 빠르게 치료되지만, 일부는 지속적인 피로, 두뇌 안개, 심지어 뇌 염증과 심장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