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진통제로 주목받는 크라톰, 강력한 합성 제품 등장에 중독 우려 커지며 규제 논쟁 가열
뉴저지에서 합법적으로 유통되는 식물성 제품 ‘크라톰(Kratom)’이 새로운 약물 중독 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규제 논쟁이 뜨겁다.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인 크라톰은 전통적으로 노동의 고통을 덜기 위해 사용되어 왔으며, 현재는 통증 완화, 에너지 증진, 긴장 완화 등의 목적으로 온라인, 스모크 샵, 일부 주유소 등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약물 중독 이력이 있는 앤서니 마고타 주니어(Anthony Margotta Jr.)는 오피오이드 대체재로 크라톰을 사용하며 삶의 질이 바뀌었다고 말하지만, 보건 당국과 일부 유가족의 시선은 불안하기만 하다.
문제의 핵심은 천연 크라톰이 아닌, 인공적으로 유효 성분 농도를 극단적으로 높인 합성 제품들이다. 특히 크라톰의 주요 성분 중 하나인 ‘7-하이드록시미트라기닌(7-OH)’을 고농축한 제품이 시장에 범람하고 있다. 럿거스 대학교(Rutgers University)의 니콜라스 T. 벨로(Nicholas T. Bello) 교수는 이 물질이 “모르핀보다 3배에서 7배 더 강력하다”고 경고했다. 연방 식품의약국(FDA) 역시 합성 7-OH 제품을 헤로인, LSD와 같은 제1급 규제 약물로 지정하는 절차에 착수하며 위험성을 공식화했다. 실제로 크라톰 관련 독극물 관리 센터 신고 건수는 급증했으며, 2023년에는 1,151건의 약물 과다복용 사망 사례에서 크라톰이 검출되어 3년 전보다 33% 증가했다.
이러한 우려는 뉴저지에서 비극적인 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트리시 보손(Trish Bossone)의 아들 CJ 홀로워치(CJ Holowach)는 의사 처방약과 크라톰을 함께 복용 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그는 크라톰을 안전한 천연 대체재로 믿었지만 결과는 치명적이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그의 이름을 딴 ‘CJ법(CJ’s Law)’이 발의되었다. 이 법안은 크라톰의 제조, 판매, 소지를 전면 금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반면, 전면 금지가 능사가 아니라는 목소리도 높다. 조셉 라가나(Joseph Lagana) 주 상원의원이 발의한 ‘크라톰 소비자 보호법’은 21세 이상 판매 제한, 성분 표기 의무화 등 규제를 통해 안전한 시장을 만들자는 대안을 제시한다. 미국 크라톰 협회 등은 이 법안을 지지하며 무분별한 시장이 아닌 책임감 있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크라톰을 둘러싼 뉴저지의 깊은 고민은 합법과 규제, 개인의 선택과 공중 보건 사이에서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