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발 전력난과 전력망 문제 겹치며 요금 폭등, 셰릴-차타렐리 후보 핵심 공약으로 격돌
뉴저지 주민들이 지난 6월 1일부터 월평균 17~20%에 달하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충격에 빠졌다. 이는 가구당 매달 20달러 이상의 추가 부담을 의미하며, 일부는 월 200달러가 넘는 요금 폭탄을 맞기도 했다. 이번 인상률은 전년 대비 약 22%로, 전국 평균 인플레이션율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이처럼 전례 없는 전기요금 폭등은 오는 11월 4일로 예정된 주지사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급부상하며,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 모두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요금 폭등의 핵심 원인으로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증가가 꼽힌다. 뉴저지와 인근 지역에 들어선 약 75개의 대규모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양의 전력을 소비하며 전력망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여기에 지역 전력망을 운영하는 PJM 인터커넥션(PJM Interconnection)의 전력 용량 경매 가격이 불과 1년 만에 7배 가까이 폭등한 것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뉴저지 공공시설위원회(BPU) 역시 PJM의 경매 결과를 요금 인상의 주된 원인으로 공식 지목했다. 또한, 태양광 등 신규 청정 에너지 발전소들이 전력망에 연결되기까지 장기간 대기하는 문제도 상황을 악화시켰다. 전문가들은 대기 중인 프로젝트의 30%만 연결되었어도 경매 가격이 63%나 저렴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러한 에너지 위기는 주지사 선거판을 뒤흔들고 있다. 민주당의 미키 셰릴(Mikie Sherrill) 하원의원은 취임 첫날 전기요금에 대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1년간 요금을 동결하겠다고 공약했다. 또한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 태양광 및 배터리 저장 프로젝트의 즉각적인 착공을 약속했다. 반면 공화당의 잭 차타렐리(Jack Ciattarelli) 후보는 현 필 머피(Phil Murphy) 주지사의 에너지 정책 실패를 비판하며, 폐쇄된 발전소를 천연가스 발전으로 재가동하고 원자력 발전을 확대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그는 또한 창고 지붕 태양광 설치 가속화와 함께 법인세 및 소득세 인하 등 전반적인 비용 절감 정책을 제시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권자들은 책임 소재를 두고 전력회사(26%)와 주 정부(19%)를 탓하며 분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요금 인상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PJM은 2026년 6월부터 또다시 5%의 추가 요금 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고했다. AI 시대가 촉발한 뉴저지의 전기요금 대란이 주지사 선거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되었으며, 그 결과는 미 전역의 에너지 정책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