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형 화재가 동부까지… 기후 변화의 경고음, 가뭄·기온 상승·불완전 진화 정책이 부른 재앙
지난 화요일 뉴저지 파인 배런스 지역에서 시작된 존스 로드 산불이 주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기록될 전망이다. 강한 바람, 낮은 습도, 건조한 숲 바닥 환경 등 이 지역에서 점점 흔해지는 조건으로 인해 이 화재는 23평방마일(약 60제곱킬로미터) 이상을 태우고, 수천 명의 주민을 대피시켰으며, 인근 발전소의 핵폐기물을 위협하고 있다. 월요일 기준으로 소방대원들은 화재의 45%만 진화했다.
파인 배런스는 뉴저지주 면적의 22%를 차지하는 약 110만 에이커(약 4,452㎢)의 광대한 소나무 숲 지역으로, 애틀랜틱, 버링턴, 캠든, 케이프 메이, 컴벌랜드, 글로스터, 오션 등 7개 카운티에 걸쳐 있다. 이는 서울시 면적(605㎢)의 약 7배 크기로, 메인에서 플로리다까지 동부 해안에서 가장 큰 미개발 지역이다. 팰리세이즈 파크 등 한인 밀집 지역이 있는 버겐 카운티는 파인 배런스에서 자동차로 약 2시간 이상 떨어져 있다.
이는 지난 가을 허드슨 밸리와 캣스킬 지역의 화재, 그리고 뉴욕시 5개 자치구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수의 화재에 이어 북동부 지역에서 전례 없는 산불 시즌을 보여주고 있다.
메인 대학교 산림 연구 센터의 애런 와이스키텔 센터장은 “나무와 마른 풀이 있으면 불이 날 수 있다”며, “서부에서 발생한 큰 산불이 동부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숲이 너무 빽빽해진 것이 화재의 주요 원인이다. 수십 년 동안 정부가 작은 화재까지 모두 끄려는 정책을 펼치면서 동부 해안에 마른 나뭇가지와 낙엽이 많이 쌓였고, 이로 인해 더 큰 화재 위험이 생겼다. 옛날에는 뉴잉글랜드 지역에 작은 화재가 자주 일어나 자연적으로 숲을 정리했지만, 지난 50년간 정부 기관들이 이런 자연적인 화재까지 막으면서 오히려 대형 화재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되었다. 미국 가뭄 모니터에 따르면, 뉴저지 주의 넓은 지역이 거의 1년 동안 가뭄을 겪고 있으며, 3월과 4월에는 평소 강우량의 절반도 채 내리지 않았다.
미 산림청 북부연구소의 연구 생태학자인 마이클 갤러거는 “이런 조건은 대재앙적 화재를 일으키기 적합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캠프파이어를 제대로 끄지 않은 19세 남성을 이번 산불 방화 혐의로 체포했다. 그러나 기후 변화가 화재를 악화시켰으며, 기온이 올라감에 따라 북동부 지역의 강우 패턴이 변화하여 강한 폭풍과 길고 건조한 기간이 번갈아 나타나고 있다. 이런 산불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숲과 주택가가 만나는 위험 지역에 계속 이사를 오고 있다. 미국 전체적으로 이런 위험 지역에 사는 인구가 많은데, 특히 동부 지역에서는 나무로 둘러싸인 집들이 많다. 더 위험한 점은 이런 지역의 소방서가 대부분 작은 규모이고 자원봉사자들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대형 산불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산불 연기로 인한 대기질 악화가 예상되니 특히 호흡기 질환이 있는 주민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지역 비상관리국의 소식을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상시 대피 명령이 내려지면 즉시 따르고, 중요 서류와 필수품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