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서 노동자 25명 체포 후 커지는 불안감… 머피 주지사의 침묵에 비판 고조
지난 8일 뉴저지 주 에디슨(Edison)에서 발생한 대규모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급습 작전 이후, 이민자 권익 옹호 단체들이 필 머피(Phil Murphy) 주지사에게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을 규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미들섹스 카운티의 하이랜드 파크(Highland Park)에 모인 100여 명의 활동가들은 연방 당국에 의해 25명에 달하는 노동자가 체포된 사건에 대해 주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를 비판했다.
사건은 에디슨의 헬러 산업단지(Heller Industrial Park) 내 ‘알바 와인 앤 스피리츠(Alba Wine and Spirits)’ 창고에서 발생했다. 평소 세관국경보호국(CBP)의 정기 검사를 받던 이곳에 이날은 ICE 요원들이 동행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요원들은 노동자들을 그룹으로 나눈 뒤 ‘안전하다’는 의미로 빨간색 손목밴드를 채워주거나, 케이블 타이로 결박해 밴에 태워 연행했다. 또한, 연방 요원들은 수십 대의 차량으로 현장 접근을 막아 가족과 변호사들의 접견을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자 권익 단체 ‘뉴 레이버(New Labor)’의 아만다 도밍게즈(Amanda Dominguez) 조직가는 당시의 충격적인 상황을 전했으며, ‘모비미엔토 코세차(Movimiento Cosecha)’의 하이디 토레스(Heidi Torres)는 “우리 공동체의 25명이 사라졌다”며 “이러한 급습이 발생했을 때 그들이 풀려날 방법은 많지 않기에 우리에겐 행동과 선출직 공무원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최근 몇 주간 홈디포나 세븐일레븐 등 일용직 노동자들이 모이는 장소를 중심으로 유사한 급습이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도 잇따르고 있다.
하이랜드 파크 개혁교회의 세스 케이퍼-데일(Seth Kaper-Dale) 목사는 더 이상 뉴저지를 ‘피난처 주(sanctuary state)’라고 부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주 정부가 지역 경찰의 이민 단속 협조를 제한한 지침은 훌륭했지만, 현재의 상황은 그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머피 주지사의 대응에 “가슴도 척추도 없다”며, “뉴저지 주민들의 가정이 파괴되고 일터가 폭력의 장이 된 것에 대한 일말의 유감 표명도 없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머피 주지사는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그런 모델을 추구하지 않지만, 연방 당국의 업무를 방해하지는 않는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을 뿐, 에디슨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주지사실은 추가 논평을 거부했다. 한편, 국토안보부(DHS)는 20명의 체포 사실을 확인하며 “불법 고용 네트워크를 단속하는 것은 공공 안전과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한 핵심”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행정부 재출범 이후 뉴저지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이민자 단속으로 추정되며, 체포된 이들 중 일부는 뉴어크와 엘리자베스 구치소에 수감된 것으로 파악됐다.